은행에 돈을 맡기면 예금이 생기고, 필요할 땐 대출을 받아 쓸 수 있죠.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 가지 궁금해집니다.
‘내가 맡긴 돈은 어디로 가고, 내가 빌린 돈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리고 ‘은행은 어떻게 돈을 벌고, 경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이번 글에서는 돈이 실제로 어떻게 순환되는지,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시중은행과 중앙은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시중은행과 중앙은행, 뭐가 다른가요?
먼저 용어 정리부터 해볼게요.
- 시중은행: 우리가 일상에서 이용하는 은행들입니다. 예: 국민은행,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등
- 중앙은행: 한 나라의 통화 정책을 총괄하는 은행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은행이 이 역할을 해요.
시중은행은 우리처럼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예금과 대출을 주고받는 ‘일반적인 은행’이고,
중앙은행은 국가 전체의 돈의 흐름을 조절하고, 은행들 사이에서 돈을 관리하는 ‘은행들의 은행’입니다.
돈의 흐름, 아주 쉽게 설명해볼게요
1단계. 우리가 돈을 예금하면
시중은행은 그 돈의 일부를 보관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줍니다.
예를 들어 내가 100만 원을 맡기면, 은행은 약 80~90만 원 정도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지급준비율’ 때문인데요, 시중은행은 맡은 돈의 일부만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나머지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누군가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사업을 하고
이렇게 대출받은 돈은 다시 누군가의 수입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대출받아 인테리어 가게에 돈을 쓰면, 그 가게 사장님의 예금이 늘어나고,
그분도 다시 소비를 하거나 저축을 하면서 돈은 계속 돌게 됩니다.
돈은 ‘순환’하며 계속 경제를 움직이는 연료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3단계. 중앙은행은 뒤에서 조용히 조율 중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의 행동을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 등을 통해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도 대출이자율을 올리고, 사람들이 대출을 덜 하게 되죠.
그럼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고, 물가 상승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화폐를 직접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입니다.
새로운 돈이 필요한 경우, 한국은행이 실제로 지폐를 찍거나 전산상으로 ‘신규 자금’을 만들어 시중은행에 공급합니다.
시중은행의 수익은 어디서 나올까?
시중은행은 예금 이자보다 더 높은 이율로 대출을 해주고, 그 차익(이자 마진)으로 수익을 냅니다.
예를 들어, 예금이자 2%를 주고 고객에게 돈을 받고, 대출이자 5%를 받아 대출해주면 그 차이가 은행의 수익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카드 수수료, 투자상품 판매, 외환거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도 하죠.
돈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통화승수!
흥미로운 사실 하나!
내가 은행에 100만 원을 예금하면, 그 돈이 누군가에게 대출되고, 다시 예금되고, 또 대출되고…
이 과정을 통해 경제 속에 실제로 돌아다니는 돈의 양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통화승수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하나의 돈이 여러 번 쓰이며 경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는 원리죠.
은행은 돈을 ‘창조’하는가?
엄밀히 말하면, 은행은 돈을 ‘창조’합니다.
예금이 들어오고, 대출이 나가며, 그 대출금이 또 예금되고… 이 과정을 통해 실제로 존재하는 돈보다 더 많은 유동성이 시장에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중앙은행의 규제(지급준비율, 금리 정책 등) 아래에서 이루어지므로, 무제한으로 돈을 늘릴 수는 없어요.
정리하며: 돈은 시스템 속에서 움직입니다
우리가 쓰는 돈은 단순히 ‘지갑 속 현금’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이 통화를 설계하고,
시중은행이 그 돈을 유통시키며,
개인과 기업이 그것을 소비하고 투자하면서
경제라는 거대한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한 사람의 예금이 누군가의 대출이 되고, 그 대출이 또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되는 구조.
이 흐름을 이해하면, 경제 뉴스를 더 똑똑하게 읽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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